<그레이트 뷰티>는 현재 로마를 배경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한 남자, 로마 사교계를 주름잡는 핵심 인물 젭(토니 세르빌로)의 여정을 담는다. 이 영화로 “이탈리아의 차세대 거장임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라는 찬사를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그는 <그레이트 뷰티>를 통해 과거와 현재, 실재와 환상을 넘나들며, 쇠락한 현대 로마가 품은 허무함의 정서를 비집고 들어가 가려져 있던 순수한 아름다움의 시기를 상기 시킨다.

  영화 속에서 로마는 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허울뿐인 이미지로 등장한다. 특히 상반된 두 로마의 모습을 교차시키는 오프닝 시퀀스는 신성함과 세속의 개념을 충돌시키며 완벽한 대립 구도를 이룬다. 아리아 선율과 하우스 뮤직, 파올라 분수 앞에서 노래하는 여성 성가대와 유리벽 안에서 춤추는 나체 여성, 로마 경관을 찍는 관광객과 환락 파티를 찍는 사진작가의 병치된 모습은 비슷한 듯 변질돼 몰락하고 있는 현대 로마의 실체를 체감하게 한다. 이는 주인공 젭의 허무한 시선과 맞물리며 그 여정 깊이 스며있는 삶과 죽음, 예술과 철학에 대한 뿌리 깊은 냉소 또한 경험하게 한다.

 

  그렇다면 진정한 ‘그레이트 뷰티’란 무엇일까? 감독은 영화 중간에 인용되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해 허무함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작은 조각에 주목한다. 열여덟 살 나폴리에서 경함한 빛나고 찬란했던 첫사랑의 기억이다. 어쩌면 이 첫사랑은 현재 로마가 찾아야 할 ‘그레이트 뷰티’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젭의 여정과 함께, 다채로운 볼거리를 우아하게 담아낸다. 수로교 공원, 카라칼라 목욕탕, 스파다 미술관 및 파올라 분수, 특히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십자군 기사단장의 별장 등 과거의 영광을 품은 아름다운 유적들은 시종일관 감탄을 금지 못하게 한다.

  누구에게나 기억 속 첫사랑이 있다. 그것은 어떤 대상일 수도 있고, 어떤 경험이기도 하다. 이는 근원적인 그리움이 돼 존재 깊은 곳에 뿌리내린다. 결국 삶을 끌어가는 원천적인 이유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묻지 않을 수 없다. 나의 화양연화는 과연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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